24년 5월 26일 안양과 전남과의 경기
오후 4시 30분 경기인데 2시부터 비가 조금씩 왔다
2시 30분까지 취소 가능해서 취소할까말까 고민이 살짝 되었지만,
살짝 오는 가랑비 정도라 비옷을 입고 응원하기로 했다
작년부터 안양은 전남에 한번도 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승리가 기대되는 날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인데도
많은 사람이 찾았다
역시 비오는날은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서포터는 비따위는 신경도 안쓰고 응원하니 그냥 환상적이다
역시 비가 많이와서 그런지, 빈 자리는 많았다
1라운드 안양의 MVP는 고민할 것도 없이 김다솔이다
미친듯한 선방과 완벽한 경기 조율, 그리고 파이팅까지
제일 뒤에서 제일 좋은 성과를 낸 선수였다
전남팬도 비와 상관없이 응원을 왔다
전남에서 안양까지 5시간 걸릴텐데 끝나고 가면 힘들텐데
그래도 굳이 일요일 오후,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서포터들도 안양처럼 대단하다
전남이 1부리그에 있다 떨어진 후 한참동안 못올라 갔지만,
발디비아 영입 후 많이 살아났다
발디비아도 작년만큼의 폼이 올라오진 않지만 무시무시한 킥력을 자랑하기에 언제든 상위권에 갈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안양의 서포터들은 절대 밀리지 않는다
비오는날 왼쪽위, CU 파라솔로 비를 막으며 응원하는 서포터를 보면서
이런 창의적인 센스에 계속 눈길이 간다
경기가 시작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채현우 선수가 골을 넣었다
이렇게 쉽게 이길것 같은 느낌은 최근 안양의 승리 공식이다
이후 리영직의 추가골이 터져 순조롭게 이기고 있었다
전반을 2:0으로 이기는 안양,
치어리더인 보라빛 향기도 비옷을 입고 열심히 응원하더니,
하프타임엔 비옷을 벗어 던지고 비를 맞으며 열심히 응원한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화장이 지워질까 걱정도 잊은채 안양의 승리를 기원하는 치어리딩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열정적으로 공연을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다음엔 오상헬스케어존에 앉아 보고 싶다
후반 시작하고 얼마 뒤, 안양의 역습상황에서
채현우 선수가 발을 밟는 반칙을 하고,
심판은 지체없이 레드카드를 꺼냈다
좀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근 발을 밟는 반칙은 가차없이 카드가 나오는 분위기라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리플레이를 보니 심판의 눈으로는 백테클처럼 보였던것 같다
채현우 선수는 자책하며 퇴장을 했고,
가는 길에 서포터는 괜찮다며 위로를 해준다
하지만, 안양은 이 퇴장으로 결국 위기에 처했다
19살 채현우 선수에겐 정말 중요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
후반에 몰아치는 전남을 막기에 급급해하는 안양
이렇게 막다가는 대부분 패배했던게 최근 K리그의 공식인데, 느낌이 싸 하다
수원삼성도 잘 이기다가 이런식으로 역전패를 많이 당했었다
결국 전남이 코너킥으로 두골을 만회했다
비가 오는 날에도 불구하고 관중은 2,231명이나 와줬지만 위기는 계속 되었고
치열한 승부가 되어 2:2로 비기나 싶더니
후반 막판 골문 근처에서 반칙으로 프리킥을 주게되고
발디비아가 결국은 골을 넣게 된다
오늘 넣은 골에 발디비아가 다 관여한 것을 보면, 역시 클라스는 다르단 것을 느꼈다
하지만 안양은 모두 모여 화이팅을 다지며, 마지막 추가시간 9분동안 전남을 강하게 압박한다
경기 종료 직전 골문 근처에서 프리킥과 코너킥 상황을 맞이 한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전남의 손을 들어주며 경기는 마무리 되었다
수의 열세를 이기지 못한 채, 안양은 2:0에서 2:3으로 역전패를 하게 된다
홈에서 2패이자 전남을 상대로 첫 패배다
경기 종료 후 모든 선수가 쓰러져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수중전이라 체력소모가 심했고 10명이서 싸운 경기라 어려웠지만,
아직 1위이며, 또 한경기를 덜 했다
야고와 박종현도 없었던 경기라 어쩔 수 없었지만,
1부리그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결국 두터운 선수단이 필수이다
1라운드 최소실점이었던 안양이었지만
이번경기 3실점은 좀 아쉬웠다
그것도 세트피스로 3골을 내 준것을 보면
토트넘을 보는것 같았다
채현우와 리영직의 득점과
채현우의 퇴장, 리영직의 반칙에 이은 프리킥골로
패했다는게 아쉽다
전날 수원삼성이 서울이랜드에 지는 바람에
5월에 단 1승도 못거두는 성적에 대한 책임으로 염기훈 감독이 사퇴했다
그 경기를 관람하면서 수원팬이 마지막에
"염기훈 나가"를 외칠 때
문득 작년 안양의 이우형 감독의 모습이 떠올랐다
안양이 내내 상위권에 있다가 안드리고를 보내고 선수들 줄부상으로 중위권으로 쳐졌지만
팬들은 더욱더 이우형 감독을 응원하면서 지지했다
이 모습을 보며, 안양팬은 승부를 떠나 진심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팬이라 나의 철학과 맞았다
(마치 야구는 한화의 팬 처럼)
물론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수원삼성팬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취미로 동네축구를 비싼돈 들여서 하는건 아니지만,
인간적으로 대놓고 나가라고 하는 건,
그것도 생중계 되는 장면에서는
아무리 철면피라도 버티기는 힘들었을 듯했다
하지만 1라운드가 끝난 이 시점에서
수원삼성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내년 1부 리그 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
팬들은 냉정한 판단을 한 것 같다
안양은 1부를 가야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모두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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